Spoiler ALERT!

여긴 오랜만이네요
호르몬을 어찌저찌 시작했고, 대략 한달 정도 지났음 (예나스테론 두번 맞음)
짜릿함, 고양감도 드는데 솔직히 아직은 불안감이 더 큼
미래에 대한 두려움이라던지... 특히나 가족 관계라던지

아버지는 트랜스에 대한 편견 같은게 심하셔서 커밍아웃을 보류했었고
어머니께서는 내가 트랜스인것까지는 이해하셨는데 호르몬은 하지 말라고 그러셔서 이걸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중에
호기심에 못참고 몰래 hrt 시작했음

근데 내 예상보다 변화가 너무 빨랐음
특히나 성대 변화는 되돌릴 수 없다 그랬는데, 2주만에 목이 맛이 갈줄은...
정 상황이 안풀리면 들키기 전에 중단하면 되겠지 싶어서 한건데 성대 변화는 약 끊어도 안돌아온다니... 큰일났음

들킬까봐 불안감이 너무 커져서 어머니께 이제 hrt 해도 되냐는 식으로 찔러봤는데 절대 안된다고 하심

네가 남자였다면 내가 널 두들겨 패서 키웠을거다, 그런데 어떻게 남자로 살려고 그러냐 부터 시작해서, 호르몬은 몸에 너무 안좋다, 너도 진짜 잘생긴 남자 만나면 임신하고 싶을 날이 올텐데 어쩔려 그러냐, 사람은 어떻게 될지 모른다 등등.

한참을 궁얼대시는데 망했구나 싶었음 이제 어쩌지.

아버지께도 언제까지고 숨길 순 없을 것 같아서, 단 둘이 있을때 그냥 트랜스인것 + 이미 몰래 호르몬하고 있었다는 것까지 전부 사실대로 말씀드렸음.

결과는 뭐... 호르몬 절대 반대였음. 내가 갑자기 여자가 되겠다고 하면 네 기분이 어떻겠냐는 입장이셨음.

결론적으로 둘다 그냥 알겠습니다... 하고서 나왔는데, 목소리는 여전히 맛이 갔고, 체취도 바뀌기 시작해서 종종 어머니께서 "근데 네방에서 퀴퀴한 냄새 안나냐" 하시기 시작함.

부모님 말씀이 계속 머릿속에 멤돌아서 요즘 잠 설침. 다 맞는소리처럼 들림. 내가 트랜스젠더로서의 삶을 견딜 수 있을까? 아빠 말마따나 정신적 고통이 아주 심한것도 아닌데?
어머니랑 같이 사는데, 싫다는 어머니께 내 변해가는 외모를 억지로 보여드려야 하나?
아버지는 가끔만 보는 상황이라 더욱 변화를 체감하실텐데..

중단하더라도 이미 있는 약효는 적어도 몇주동안 가서 여전히 리스크가 클뿐더러
성대 맛 간건 원래대로 안 돌아와서 평생 노래도 못 부르고, 하자만 남게 되는 셈임.
그리고.. ㅅㅂ... 중단하고 싶지가 않음 내가 이걸 어케 맞은건데

아... 그냥 애초에 하지 말걸. 한번만 더 이성적으로 생각해보고 참을걸...

여러분은 가족 관계 어떻게 해결하셨나요? 진짜 독립 말고는 답이 없는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