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한테만큼은 "그런 생각이 내재되어 있는데 네가 어떻게 여자냐?"라는 소리는 듣고 싶지 않아...이젠 이런 걸 지적당하는 것조차 이제 트라우마로서 트리거되는 영역이라 상황 자체가 발생하지 않도록 신경 쓰는 중이야
HRT 전에는 뉴스에 나올 만한 흉악범죄자라던지...독재자라던지... 이런 사람들이 없어졌으면 좋겠다는 말을 공격적인 어투로 자주 해대서 자주 지적받았어...(나한테만 엄격했던 것 같은 건 기분 탓인가 싶지만)그래도 요즘은 그 부분은 거의 컨트롤되고 있어...그 덕분에 여동생하고도 오해 풀고 어느정도 잘 지내는 것 같고
그런데 내가 타고난 성격 때문인지, 모종의 다른 이유 때문이지 유독 나보다 사회적 지위가 높거나 나에게 지시하는 입장에 있는 사람들(부모님, 내가 행정조교로 일했던 곳의 교수, 쿠팡 매니저 등...다만 (이제는 전) 지도교수님하고는 친하게 지냈어)과의 관계에서 옛날부터 피해의식이 극도로 민감하게 누적되는 바람에 비율적으로나 사실관계 측면에서나 내가 잘못한 게 분명한데도 그들이 날 혼내거나 목소리가 높아지는 것만으로도 날 공격하려는 것 같고, 거기에 윗사람들이 다들 이중적으로 보이고, 또 내가 가만히 있어도 빌미를 잡아서 위계위력을 동원해 나를 괴롭히려는 것 같고
그걸 극복하기 위해, 마치 쥐가 고양이를 물듯이, 그 사람들을 해치는 상상을 하고, 지금까지 실행에 옮기지 않도록 스스로를 통제해왔지만 내가 이걸 잘못됐다고 생각하지 않는 이상 일어나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고, 돌이킬 수 없는 결과가 일어난다면 영문도 모른 채 범죄자가 되어 나락으로 떨어지고 말 거라는 공포에 시달리고...
심지어는 비록 나 자신은 엄빠한테 뉴스에 나올 정도의 가정폭력을 당하지 않은 건 인정하면서도 만약 그런 가정이 있다면 사적제재를 하는 한이 있더라도 피해자를 구하고 싶다고 생각하고
문제는 엄빠가 이게 비이성적이고 병적이라는 걸 직면시키는 과정에서 본인들이 나 때문에 또는 그 외의 이유로 받은 스트레스를 발산하고...
그러다가 내가 그만 얘기하면 안되겠냐고, 인정은 하겠는데 이 이상은 정신적으로 몰려서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고 하니까 또 자기 불리하면 회피한다는 식으로...그러면 또 내가 엄빠의 이중성과 자기편의성에 분노하면서 다시 피해의식이 누적되고...심각한 악순환이지
한편으로는 남동생은 이 문제에 있어서만큼은 정신질환이라는 카테고리에 스스로를 집어넣거나 옭아매는 방식으로 회피할 생각 말라고 할 정도로 답답해하고 있어...이게 조금이라도 더 지속됐다가는 내 젠더를 존중해주진 않더라도 가족으로써는 존중해주기에 유지되고 있는 남동생과의 관계도 파탄날 것 같아...
나도 원인을 나한테서 찾아도 도저히 모르겠으니 유사 사례를 찾아보다가 굳이 따지자면 편집성 성격장애에 가깝지 않나 싶었는데... 편하거나 수평적인 관계에서는 문제가 되는 일이 거의 없었어...물론 학창 시절(초중고)에는 그런 관계가 없다시피했으니 예외...
몇 달 전부터 내 젠더 관련 이슈는 철저히 회피 중이라 요즘엔 혼나도 다른 걸로 혼나고 있지만...내 몸이 변해가는 속도를 봐서는 진짜 얼마 안 남은 것 같아... 단순히 지지를 하고 안 하고를 넘어서서 수평선 상의 다양한 스펙트럼이 있는 거고...우리 집 같은 경우에는 혐오와 비지지 사이의 어딘가 같아
그나마 다행인 건 내가 다른 트붕이들한테 마일스톤 관련 조언을 해줄 정도로 정서적으로 안정되었다는 거?
내가 성격적 측면에서 가면이 거의 없다시피 하긴 한데 어쨌든 드러내지 말아야 할 부분을 무의식적으로 가지치기한 것 같지만 여전히 내면에 잠재되어 있는 거고...
또 어쩌면 엄마도 본인이 원래 일정 수준 가지고 있던 포비아에 하필이면 본인 자식이 퀴어에 해당한다는 절망감, 그 와중에 시간이 지나면서 유의미한 성과는 커녕 (엄마 입장에서) 우울증 운운하며 자기관리조차 포기한 모습, 그나마 내가 여러 방면에서 유의미한 개선을 보였고 현재도 가시적 성과를 위해 노력 중임에도 이제는 내 피해의식 투사로 인해 태도 운운하면서 벌어지는 무의미한 싸움... 그렇다면 난 결국 다른 트붕이들한테 피해를 주고 있었던 거고...
지금으로썬 어렵네...부모자식 간 신뢰가 상호적이라고 하면서도 부모가 자식의 잘못 때문에 자식을 못 믿게 되는 건 용인되면서도 그 반대는 그 자체로 불손하다고 하는... 이게 내 피해의식이든 현실이든...
그래서 나를 돌아보고 여러모로 힘을 더 키워서, 내가 사는 세상이 유교탈레반 불량사회인 게 확실하다면... 타파하고 싶어...모두를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