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챈 처음 왔을 때니까, 벌써 5년 전쯤이었을 거야
집안 빚으로 쪼들려가지고 집에 쌀 하나, 김치 하나 없었던 때가 있었는데

그 당시 내일 죽어도 이상할 것 없는 막막한 미래 때문에 너무 슬퍼서 
일하다가도 눈물을 흘리고, 정신적으로 불안정한 모습에
내 사정을 편의점 점장님과 옆집 한식뷔페 사장님께 말씀드린 적이 있었어

그 이야기 직후 한식뷔페 사장님께서는 매일같이 아침-저녁을 챙겨먹고 가겠끔 해주셨고
편의점 점장님께서는 적어도 소확행이라도 있어야 하지 않겠냐며 
매일 500ML음료수 하나씩 먹고싶은걸 먹으라고 해주셨었지
두 분 다 여건이 그리 좋지 않으셨음에도 말야

그런 은인들 덕분에 노력할 시간이 생겨서 운이 좋게도 병원 원무행정으로 일하게 된 걸로 모자라
올해 4월, 방사선사 아내랑 만나서 결혼까지 치뤘는데
(작년?쯤 길챈에 올해 결혼한다는 내용으로 개념글 올라갔었는데 추후 혹여 신원추정될까 지웠었음)

그 은인들을 결혼식장에 모시고 싶어 연락을 드렸더니 전화가 닿지 않았고
직접 찾아가보는게 맞겠다싶어 연차까지 내고 찾아갔더만 1년 살짝 지난 사이 가게들이 전부 다 사라져 있더라구
그래서 그 은인들을 모시지 못한 채 결혼식을 올렸는데...

우연하게 당시 알바장소 건너편에 있었던 정비소 직원분과 만날 일이 생겨가지고
이런 저런 이야기 나누다가 매일 아침 저녁 챙겨주시던 한식뷔페 사장님이 
새벽 사람없을 때 뇌경색으로 돌아가셨다는 이야기를 들어버렸다

좋으신 분이었는데, 은혜도 못갚고 이렇게 소식 접하니 세상이 멍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