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이럴까.
좋은 친구들인데.
만나는 날이 기대되고,
실없는 헛소리도 받아주고,
자해 했다는 걸 들켜도 편견 어린 시선으로 봐주지 않았고,
그런 내가 우울을 게워낼 때는 장문으로, 또는 짧게나마 위로와 해결책을 제시해줬고 성격상 그렇게 못해주는 친구도 걱정 해주었다는 것 쯤은 느낄 수 있었어.
정말 좋은 친구들이고 이미 내겐 두터운 기둥들인데.
좋아하는 가수 티켓팅에 성공했다고 했을 때,
진행하던 프로젝트가 순조롭다고 할 때,
오래간 바래오던 염원을 이뤘다고 했을 때.
갖은 이유로 친구들이 행복해지려 하면, 왠지 모르게 불쾌감이 치솟아.
왜?
그렇게 소중하다고 입을 갈아대면서 친구의 행복을 기원하긴 커녕 불행을 원하는 걸까.
친구들이 없어진다면 분명 우울해질 거야.
그러면 이딴 마음은 품으면 안될텐데.
하루가 25시간이 되도록 행복을 빌어도 모자른데.
최악이네.
어쩐담.
이 글을 쓰면서도 불쾌감이 싹 트고 있어.
방금 전 친구가 행복해지려 했거든.
진짜 싫다.
어떻게 이런 사람이 존재하는 거야.
자신의 행복은 끝이 보이지 않도록 기원하지만 남은 불행하길 저주하는 사람.
내가 가장 싫어하는 사람이야.
하지만 이제 내가 그 사람이란 걸 깨달았어.
얼마 전부터 느꼈지만 애써 부정해왔어.
난 악인이지만 절대악은 아닐 거라고,
살면서 가장 싫어했던 인간이 나일 리가 없다고.
그런데 아니었네.
이러다 친구들한테 무슨 사고라도 치는게 아닐까?
내 쪽에서 먼저 연을 끊어야 할까?
그럼 난 어떡해?
난 이 친구들 정말 좋은데.
평생 하고 싶은 인연들인데.
왜 이럴까.
정말 너무도 소중한 인연들이라고 생각해왔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