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한 9살이었나 그랬음
옆집 친구 데리고 등교하는 중이었는데 내리막길 내려가면서 별 시답잖은 얘기하고 있었음
그때 갑자기 오토바이 한 대가 우리 옆으로 개빠르게 스치듯 지나가더라
그거 보고 친구랑 야 저러다 사고 나는 거 아냐? 이러면서 농담투로 던졌는데
진짜 그 말 끝나자마자 바로 눈앞에서 사고가 났음
내리막길 끝나는 지점 옆에 골목이 있었는데 거기서 나오던 차랑 그대로 충돌한 거임
속도가 얼마나 빨랐는지 오토바이는 조수석 문 뚫고 운전석까지 박혔고, 오토바이 운전자는 어디로 날아갔는지 보이지도 않았음
너무 순식간이라 아직 사람들도 안 모여서 우리도 사고 현장 바로 앞까지 가게 됐는데…
차 운전자 상태가 진짜 아직도 잊히질 않음
앞바퀴에 갈린 건지 충격 때문인지는 모르겠는데 남자인지 여자인지도 구분이 안 갈 정도였고, 머리가 온전했는지도 확신이 안 남
그냥 어린 내가 봐도 ‘사람이 이렇게 될 수 있구나’ 싶을 정도였음
한참 멍하니 서 있었는데 어디선가 어른 한 분이 와서 나를 번쩍 들어 현장에서 떨어뜨려 놓더라
그제야 정신 차리고 친구한테 다른 길로 가자 하고 학교 갔음
그 사고 이후로 사람 목숨이란 게 진짜 허무하다는 걸 너무 어릴 때 알아버린 것 같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