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배경은 당시 내가 초등학교 고학년때 일어났던 소동인데.

거의 20년 전이라 구체적으로 기억나는 게 많이는 없어, 이 점은 미리 양해를 구할게.

쉬는시간이거나 점심시간 즈음에 갑자기 '5층 여자 화장실에서 미라가 나왔다.' 라는 소문이 퍼지기 시작했었어.

이게 뭔 개소리냐, 진짠가? 등의 여러 반응들과 동시에 소문이 빠르게 퍼져서

미라가 나타났다는 것을 믿든 안 믿든 나를 포함한 여러 아이들이 확인차 5층 여자화장실 앞에 갔지만

이미 소문을 듣고 찾아온 여러 학급의 아이들과 일부 교직원 분들이 화장실 앞 복도를 차지하기도 했고 뭣보다 난 남자라서 여자화장실을 들어갈 엄두가 안 났어.

여자 선생님들이 확인한 결과 '미라는 없다.' 였는데 애들이 반골기질이 강한 건지, 아니면 진짜로 본 애들이 있던 건지

'미라는 진짜로 있었다, 맨 처음 발견한 사람이 교장선생님이다.' 라는 말까지 추가로 소문이 났었어.

결국 '교장 선생님이 남자인데 뭣하러 여자화장실에 들어갔고 거기서 미라를 발견했는데 경찰에 신고도 안 했으며, 나타났다는 미라는 대체 어디에 있느냐 말도 안되는 헛소문이다.' 로 결론 났었지.

당시 교장 선생님은 해당 소문에 대해 언급이 일절 없었고, 어른들도 누군가 장난치려고 만든 헛소문일 거라고 말했어.

세월이 많이 지나고 지금도 같은 학교 나온 동네 친구들이랑 이 소문에 대해 얘기가 오가곤 하는데 나랑 친구들이 진심반 농담반으로 세운 가설들이

1. 학교 내부로 무단 침입한 외부 노숙자가  여자화장실에서 발견 됐는데 심한 악취와 노숙자의 행태를 본 최초 목격한 아이가 미라로 착각했을 것, 마침 근처를 지나가던 교장이 이를 발견하고 인계하던 과정이 아이 눈엔 교장 선생님이 미라를 발견했다고 인식했을 것이다.

2. 청소부 아주머니가 여자 화장실 내부를 청소하다가 실수로 휴지를 길게 떨어뜨려 수습하는 과정을 발견한 아이가 청소부 아주머니를 미라로 인식하고 소문을 낸 것이다.

3. 어떤 목적이든 간에 교장이 진짜로 여자화장실에 있었고 화장실을 나오다가 마주친 아이한테 미라가 나타나서 보고 오는 길이라 말한 걸 해당 학생이 그대로 소문을 낸 것이다.

4. 화장실에서 시신이 발견 됐는데 학생들이 겪을 혼란과 학교 이미지를 우려해 교장이 미라가 나타났다는 소문으로 무마했다.

등이 있는데 학교 이름을 온갖 검색엔진으로 통검해봐도 사건사고가 일어났다는 얘기 자체가 나오질 않아서 개인적으로 4번은 아니라고 봐.

우연히 괴미챈 발견하고 글들 읽어보다가 옛생각에 쓴 어린시절 썰이야.

학교에 대해 자세하게 말할 수는 없지만 당시 내가 다녔던 초등학교가 신설된지 얼마 안 된 학교라 나랑 내 친구들은 거기 3회 졸업생이란 것 정도?

뻘글 읽어줘서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