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이 장례식장이지 그냥 사람 이야기임


몇 년 전에 시골에서 일했던 거라 당연히 지금과는 다른 부분이 있을 수 있고 지금은 그 분야랑 180도 다른 분야에서 일하는 중이라 물어봐도 대답하기 어려울 수 있음


일단 나는 사회 초년생 시절을 장례식장 한 군데에서 보냈음

대학 졸업하자마자 거기서 3년 일하고 나와서 다른 일을 하고 있는 거임


하여튼 거기는 엄청 큰 장례식장도 아니라 보통 거기서 일하는 사람 한 둘이랑 관리실? 에 상주하는 사람 하나랑 나 정도 있었음... 근데 그런 것치고 사람은 많이 오더라 시골이라 어르신들 많아서 그런가


어쨌든 시골 특성상 청년보단 중장년~노년층이 많았음


장례식장 생각하면 곡소리 날 것 같은데 실제로 그렇진 않음


보통은 성별 무관 노인이 죽으면 그냥저냥 잔치까진 아니어도 모임 느낌이고 중년이 죽으면 울음소리가 들리고 아이나 청년이(20대~30대) 죽으면 울음소리도 안 남


물론 모든 케이스가 그렇진 않고...


정말 기묘? 기괴했던 일 몇 가지가 있는데 몇 줄 적어봄


보통 노인 시신은 어지간하면 말끔함

주름이나 그런 거 말고 그냥 상태가... 요양병원이나 가족의 케어를 받아서 그렇게 심하진 않음


쨋든 어느 날 남자 시신 하나가 들어옴


태어나서 그런 건 처음 봤음 진짜... 운반해준 병원 쪽 분 말로는 오토바이 사고라는데 그 다음 날까지 밥도 못 먹었고 한동안 마트 정육 코너 피해다녔음


병원에서 할 수 있는 사후 처리는 다 했는데 진짜 그 날 울지도 못하고 화장(화장장 말고 가족들 보기 전에 화장해주는 거임... 난 보통 남자도 비비랑 색 옅은 입술 색조 화장품 정도는 발라드렸음)했음


하여튼 그렇게 기다리는데 장례식장 잡은 가족들은 딱 가족장으로만 치르려는 분위기더라 뭐 젊은 나이에 갔으니까 그러려니 했지


근데 형? 삼촌? 처럼 보이는 사람이랑 아마도 부친처럼 보이는 사람이랑 뭐 오도바이를 타다 사고가 나냐 보험금도 안 나온다 저런 건... 뭐 이런 이야기까지 함


그때 솔직히 소름끼쳐서 지릴뻔함


그거 말고도 뭐 보험금이니 돈 갚고 가라느니 그런 이야기도 많이 듣게 됨


근데 이것보다 더한 일이 하나 있었고 아직도 생생함


중년 여성 시신이 들어왔음


부부싸움이었다고 들었는데 뭐 치고받고 싸우진 않았지만 남편이 밀쳤다가 잘못 넘어져서 머리를 잘못 부딪힌 거라 그렇게까지 일이 커지진 않았다고 했음


어쨌든 머리만 조심해서 처리하고 평소랑 다를 게 없어서 일 마치고 잠깐 화장실 좀 가려고 했는데 어떤 남자가 서성였음


대뜸 '여자 들어왔어요?' 하는데 난 뭐 그땐 걍 가족이나 친지인줄 알았지... 아니면 뭐 기자나 하여튼 그런 사람...


목에 카메라 걸고 있고(좀 비싼? 것 같았음 그쪽은 문외한이라 하나도 모르지만 렌즈도 컸고) 안경쓴 중년에 가까운 남자였는데


'사진 하나만 찍어도 돼요?' 하길래 내가 '네?' 했지

'사진만 찍을게요 필요해서 그래요' 뭐 이런 대답을 했음


내가 아무리 사초생 20대따리여도 저 사람은 기자가 아니라는 사실은 확실히 직감했음


근데 솔직히 생각을 해보면


실제로 저런 사람이 있고 제정신은 진짜 아닌 것 같은데 나가라는 식으로 강하게 못 나감 ㄹㅇ


하여튼 어느 신문사냐 경찰에서 왔냐 뭐 이런 식으로 내가 몰아붙였더니 '여자 사진 필요한데... 아...' 하는 식으로 계속 중얼중얼거리다가 나갔고 얼마 지나서 또 왔고 똑같은 질문을 하다가 나갔음


'누구인지 알고' 오는 게 아니라 그냥 주차장에 차 있거나 뭐 사람 왕래 많은 거 확인하면 와서 '여자 찍어야 해요' 하는 식인 것 같았음


진짜 오토바이 그 일보다 저 사람이 더 무서웠고 지금도 소름끼침


후일담은 없음

저 남자 오고 진짜 이 일 하는 게 아니다 싶어서 그 해 겨울에 관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