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미 돌봄 부재로 초유 섭취 실패가 주원인
동물단체 비판 속 시설 운영 중단 및 고래류 이송 검토
국내 최대 규모의 돌고래 체험 시설인 거제시 일운면 거제씨월드에서 갓 태어난 새끼 벨루가(흰돌고래)가 사흘 만에 폐사하는 안타까운 일이 발생했다.
10일 거제씨월드에 따르면, 지난 1일 해당 시설에서 태어난 새끼 벨루가가 생후 3일째인 3일 끝내 숨을 거뒀다. 수족관 측은 출산 임박 시점부터 24시간 집중 관리 체계를 가동했으나, 출산 후 어미 벨루가가 새끼를 정상적으로 품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졌다고 밝혔다.
일반적으로 새끼 돌고래의 생존은 어미의 초기 돌봄과 자연 수유에 절대적으로 의존한다. 그러나 이번에 태어난 개체는 출생 후 만 하루가 지나도록 어미로부터 생존에 필수적인 초유를 공급받지 못했다.
이에 사육사와 수의사 등 관계자들이 2시간 간격으로 인공 포유를 시도하며 24시간 철야로 매달렸음에도 불구하고 새끼 벨루가는 결국 폐사했다. 수족관 측은 충분한 초유를 섭취하지 못한 점을 주요 폐사 원인으로 보고 있다.
거제씨월드의 고래류 폐사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4년 개장 이후 이번 새끼 벨루가를 포함해 지금까지 총 17마리의 돌고래가 이곳에서 목숨을 잃었다. 반복되는 죽음에 환경·동물보호 단체들의 규탄 목소리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최근 개정된 동물원수족관법 등으로 인해 기존의 체험 프로그램 운영에 제동이 걸리면서 거제씨월드는 현재 존폐의 기로에 놓였다.
시설 측은 전반적인 운영 중단을 신중하게 검토하는 한편, 수족관에 남아있는 벨루가와 큰돌고래 등 총 9마리의 고래류를 타 시설로 이송하는 방안도 다각도로 모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수족관 돌고래들의 비극적인 죽음이 이어지는 가운데 통영거제환경운동연합은 최근 ‘슬픈 수족관’이라는 주제로 낭독음악회를 개최하기도 했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두 번째로 열린 이번 행사는 좁은 수조에 갇혀 고통받는 해양 포유류의 가혹한 현실을 알리고, 지역사회 내 동물권 보호 인식을 확산하기 위해 마련됐다.
잇따른 폐사 소식과 맞물려 생명 존중을 촉구하는 지역 환경 단체의 행보는 더욱 무거운 울림을 던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