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계엄 내란을 옹호하거나 윤석열 탄핵에 반대했던 국민의힘 소속 지방의원들의 출마로 거센 홍역을 치른 충남 서산·태안 지역 지방선거 결과가 극명하게 갈렸다.
시민사회의 낙선운동과 헌정 유린 찬동 비판 속에서도 자신의 '계엄 소신'을 굽히지 않은 후보는 생환한 반면, 과거 행적을 반성하며 민심에 읍소했던 후보는 고배를 마셨다. 서글픈 지역의 자화상이다.
"계엄령은 최후 수단" 소신 지킨 이정수, 내란 정국 뚫고 생환
충남 서산시의원 다선거구에서는 국민의힘 이정수 후보가 당선증을 거머쥐었다. 이 당선인은 지난해 3월 서산시의회 본회의에서 "대통령의 계엄령 발포는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한 최후의 수단"이라며 헌정 유린 세력을 적극적으로 옹호해 중앙 정가까지 발칵 뒤집어놓았던 인물이다.
선거 막판까지 서산 지역 시민단체들이 ‘계엄 내란 찬동·불통·독선 후보 낙선운동 시민일동’을 결성하고 서산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며 낙선운동을 펼쳤지만, 이 당선인은 끝내 살아남았다. 그는 선거 기간 중 "대통령 탄핵에 반대하는 분들도 국민"이라며 현재도 자신의 소신에 변화가 없음을 당당히 밝히기도 했다. 이완섭 서산시장 지지 공무원들의 SNS '좋아요' 논란과 보은 인사 의혹 등 관권 선거 논란이라는 악재 속에서도, 국민의힘 지지층의 강고한 결집이 그에게 면죄부를 쥐여준 셈이다.
"지금이야 계엄 찬성 누가 있나" 고개 숙인 정광섭, 4선 문턱서 좌절
반면, 태안군 제2선거구에 출마해 충남도의원 4선에 도전했던 국민의힘 정광섭 후보의 심판대 결과는 달랐다. 정 후보는 2024년 12월 광화문 탄핵 반대 집회에 참석해 '탄핵 반대' 피켓을 들었던 과거 행적이 밝혀져 거센 비판을 받았다.
정 후보는 선거 과정에서 "그때는 다들 가니까 부득이하게 참석했던 것"이라며 "지금이야 계엄 찬성인 사람이 누가 있겠느냐"며 과거 행적에 대해 반성의 뜻을 밝히며 읍소했다. 그러나 태안의 민심은 냉혹했다. 뒤늦게 고개를 숙이며 민심과의 주파수를 맞추려 했던 정 후보는 벽을 넘지 못하고 결국 낙선의 고배를 마셨다.
시민사회 관계자는 "백주대낮에 벌어진 군사 반란을 옹호하는 후보가 당선된 것은 풀뿌리 민주주의의 수치"라면서도 "정당 간판만 보고 투표하는 묻지마 투표 경향 속에서 유권자들이 헌정 유린 세력에게 어떤 엄중한 잣대를 들이대야 하는지 깊은 과제를 남긴 선거"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