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좋아하는 걸 입는다.
나는 좋아하는 걸 알면서도 무난한 쪽을 고른다.
오사카를 경유해 교토에 갔을 때
그리고 아내와 태교여행으로 오키나와에 갔을 때
거리의 사람들은 하나같이 자기 색이 또렷했다.
핑크 리본, 캐릭터 소품,
어른이 되어도 귀여운 걸 부끄러워하지 않는 그 분위기.
서구적인 사고방식도 아닌데 패션에서만큼은
남이 어떻게 보든 자기가 좋아하는 걸 그냥 즐기고 있었다.
나도 취향이 없는 사람은 아니다.
좋아하는 색도, 마음이 가는 스타일도 분명히 있다.
다만 아내와 쇼핑을 할 때면 늘
'나와 어울리면서 튀지 않는 옷'으로 손이 간다.
취향을 버린 게 아니라 한 발 접어두는 거다.
한국에선 그게 자연스럽다.
튀지 않는 게 일종의 정답처럼 자리 잡은 분위기가 있으니까.
재밌는 건 이 한 발 접는 습관이 옷에서만 끝나지 않는다는 거다.
남들 다 가는 학교, 모두가 좋다는 직장, 다들 몰리는 동네.
거기선 한 발 접으면 손해다.
모두와 같은 선택이 가장 위험한 선택이 되는 순간이 있으니까.
옷은 무난하게 골라도 괜찮다.
하지만 정말 중요한 선택 앞에서는
접어둔 그 한 발을 끝까지 내 기준으로 디뎌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