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기 전에
시나리오를 비공개 전환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이쪽을 참고 부탁드립니다. 윤리적인 고민 끝에 비공개 전환했기 때문에 공개 요청 받지 않습니다. 문의가 많아 포스트를 살리고 상단에 안내문을 적어둡니다.
궁금하면 읽어 보시라고 개요와 진상 공개 파트만 남겨뒀어요. 그간 감사했습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시나리오 카드 사용 가능 / 2차 가공, 수정 불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이리저리 흔들렸다.
매달릴 것이 필요했다.
개요
정보
약칭 창짚손
인원 타이만 / KPC + PC
배경 현대, 차 안
형식 클로즈드
시간 ORPG / 텍스트 세션 기준 약 3시간~
! 아래 페이지부터 본 시나리오의 전개가 시작됩니다 !
5. 고장난 블랙박스
BGM : Silent Hill 2 OST - True
※ 전체적으로 지문이 깁니다. KP가 참고하기를 위하여 적어둔 것이니 PC가 심심하지 않도록 재량껏 잘라서 사용하시는 쪽을 권합니다. 혹은 KPC가 중간에 꺼버려도 괜찮겠네요.
PC가 설명을 요구하고, KPC가 침묵을 고수하는 대치 상황이 이어집니다. 그리고 그 일은 순전히 우연이었습니다. 몸을 일으키던 KPC가 콘솔에 매달린 블랙박스를 건드린 것입니다. 지직, 지지직. 점멸한 화면이 몇 번 깜빡이고…… 괴랄한 소리가 들립니다. 으, 어, 어어, 으아아……. 문장이 되지 못하고 스러진 울음소리가 먼저, 그 다음은 화면 속의……
이상한 영상.
영상 속에는 무수히 많은 사람이 있습니다. 커다란 건물 사이로 쏟아진 사람들은 서로 얽히고, 쏟아지고, 섞이더니 기괴하게 무너지기 시작합니다. 톤이 높은 비명소리가 울리더니 영상이 흔들립니다. 사람의 물결 사이에서도 PC는 어렵지 않게 이상한 몇몇 사람들을 찾아냅니다. 그럴 수 밖에 없습니다.
사지가 반대로 꺾이고, 녹아내리다 시피 일그러진 얼굴을 가진 그것의 배에선 창자가 흘러 내리고 있었으니까요. 이상한 사람, 아니. 사람이라고 부르는 것이 모욕적인 그 괴물이 걸음을 옮길 때마다 썩은 살점이 떨어져 나갑니다. 드러난 뼈조차 희지 못하고 케케 묵은 색을 띱니다. 보도블럭이 검고 질척한 액체로 젖어듭니다. 아아아악! 비명을 지르며 온갖 사람들이 그것들을 피해 도망칩니다. 띄엄띄엄 들리는 느린 울음소리와 사람들의 비명소리가 어우러져, 이 끔찍한 광경을 장식합니다.
지옥은 사람 사이에 있었습니다. 아우성을 치며 밀어내는 사람, 넘어진 사람을 밟고 도망치는 사람들, 버려진 아이, 울음소리와 비명소리와 온갖 목소리들이 섞인……
바닥에 쓰러져, 몇 번이고 짓밟힌 탓에 제대로 운신할 수 없는 어떤 사람의 위로 그 괴물이 드리웁니다. 괴물은 세련된 방법을 사용할 줄 모르므로 그저 너덜거리는 손가락으로 사람의 머리카락을 움켜쥐고,
와그작.
갉작, 갉작.
콰드득.
무딘 이가 질긴 가죽을 씹는 소리가 들립니다. 괴물도, 사람도 바닥으로 완전히 쓰러진 탓에 영상에는 여전히 도망치고 그 뒤를 쫓는 아비규환이 펼쳐져 있을 뿐입니다. 영상의 아주 먼 곳에서도 연달아 비슷한 풍경이 벌어집니다.
삐, 삐빅.
배터리가 없다는 안내음과 함께 곧 영상이 꺼집니다. 블랙박스의 화면 옆으로 불온한 붉은 빛이 신경질적으로 깜빡일 뿐입니다. 끔찍한 영상을 본 PC, SanC(0/1d3)
지능 판정
성공 : 당신은 이것이 블랙박스임을 깨닫습니다. 차량의 앞에서 벌어지는 모든 일들을 녹화하고, 녹음하는 기계. ……영화를 보여주는 TV 따위가 아니라요. 지독한 깨달음에 PC, 추가 SanC(0/1)
실패 : 하필이면 제대로 눈을 뜬 후 보게 되는 첫 영상이 이런 것이라뇨, 끔찍하기 그지 없습니다. 어쩐지 피 냄새가 한층 짙어졌다고 느낍니다. 역한 기분이 듭니다.
: HP에 따라 성공의 난이도가 달라집니다. 상태 회복 항목을 참고하세요.
영상을 보고 무언가 깨닫건, 혹은 깨닫지 못했건 PC는 곧 새로운 깨달음 앞에 놓입니다. 계속 흔들리던 것은 머릿속이 아니라 차체였고, 역한 냄새의 정체는 시체가 썩어가는 것이었으며……
사람의 것이라기엔 어눌한 울음소리는.
사방에서 들리고 있었음을.
때로는 진실을 알지 못하는 것이 나을 때도 있습니다.
6. 창을 짚은 손
BGM : To The Moon OST - 08 Uncharted Realms
상황을 파악한 PC가 눈을 돌리면 새카만 차창이 보입니다. 선팅된 차창은 어둡기 짝이 없습니다. 바깥이라곤 전혀 보이지 않으니, 차라리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요?
지능 판정
성공 : 아무리 선팅을 했더라도, 이상하지 않아요? 안에서조차 바깥을 살필 수 없다니.
실패 : 이렇게 차창이 어두워서야 운전은 어떻게 하죠?
: HP에 따라 성공의 난이도가 달라집니다. 상태 회복 항목을 참고하세요.
PC의 의문과 동시에 때마침 창 사이로 희미한 빛이 스며듭니다. 밤이 저무는 해질녘의 어스름한 빛. 그것은 그림자처럼 유리를 넘어 PC와 KPC의 옆얼굴을 물들입니다.
: 갑작스러운 빛에 의문을 표하면, PC가 창을 볼 수 있도록 유도해주세요.
창에는 꼭 손바닥 하나만큼의 자리가 비었군요. 빈 자리에 손바닥 자국이 나있습니다. 마치…… 무언가 아주 오래도록 창에 기대고 있던 것처럼.
그 자국을 멍하니 바라보면, 틈새로 들이민 얼굴과 눈이 마주칩니다. 눈이 마주쳤다고 해도 될까요? 눈알 없이 빈 구멍이 그곳에 있으니 마주쳤다고 하기도, 아니라고 하기도 뭣하군요. 익숙한 꼴입니다. 그야, 방금 전에 실컷 봤잖아요? 괴물을 직접 목격한 PC, SanC(0/1d8)
창밖이 일렁입니다. 이제 PC는 그것이 착시현상도, 하늘의 구름도 아니라는 것을 압니다. 빛을 차단한 것은, 창을 가린 것은, 이 짙은 어두움을 만들어낸 것은 모두……
창을 짚은 손.
손들은 창과 본넷, 문과 옆창 따위에 다닥다닥 달라 붙어 있습니다. 가끔 움직이거나, 차를 밀거나, 유리를 두드리지만 살도 뼈도 문드러진 그 몸은 제대로 움직이지 않습니다. 울음소리도 마찬가지입니다. 목덜미에 살점이 남아 있지 않으니 어눌할 수 밖에. 질질 끌다시피 손바닥이 자리를 옮길 때마다 PC는 드문드문 바깥을 볼 수 있습니다.
그래봐야 차에 매달린 괴물들과 폐허가 된 건물, 피와 고름 따위가 남긴 손자국 너머의 밤하늘 뿐이지만요.
진상
세계는 괴물로 점철되었습니다. 괴물에 이름을 붙인 이는 없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것을 좀비라고 불렀습니다. KPC와 PC는 멸망하는 그 세계에서 좀비를 피해 도망치고, 도망치고, 도망치고 있었습니다. 재수없게 PC가 좀비에 물렸지만, 운수 좋게도 백신을 구했으니 플러스 마이너스 제로라고 칠까요.
: PC가 왜 좀비에 물렸는지, 백신을 어떻게 구했는지, 세계는 어떤지는 탁의 자유로 열어둡니다. PC가 물린 부위는 어깨~팔쯤이라고 상정하고 작성했습니다.
그러나 백신은 불완전하고 불안정했습니다. PC는 곧 백신의 부작용으로 과도하게 열이 오르기 시작합니다. 설상가상 좀비의 먹잇감으로 낙인 찍혀 쫓기고 있던 KPC는 PC를 데리고 멀리 도망칠 수 없었습니다. 이대로라면 좀비에게 잡아 먹히거나 열에 의해 뇌가 녹아내린 PC의 시체만을 갖게 될 뿐이니까요.
궁지에 몰린 KPC와 PC가 몸을 숨긴 곳이 바로 도시 구석에 버려진 차량입니다. 도시는 이미 사람이 아닌 것들에게 점령 당했습니다. 좀비가 서성이거나 시체가 산처럼 쌓여 있거나 시체를 털고 난도질하는 쓰레기들에게. 어느 곳도 안전하지 못합니다. 차량의 주인 또한 도망치려고 했던 모양인지 곳곳에서 식량이나 비상용품, 무기 따위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물론 도망가지 못했으니 이렇게 버려졌겠지만요. 어쩌면 창을 짚고 있는 손 중에 하나쯤은 주인의 것일 수도 있겠군요.
KPC는 PC의 열을 떨어 뜨리기 위해 필사적이었습니다. 세간에 알려진 방법은 오직 성적 해소를 통한 배출 밖에 없었으므로 이 미쳐 돌아가는 상황에서도, PC를 놓지 않았죠.
: PC를 묶어둔 것은 혹시라도 백신의 부작용으로 인해 좀비가 될까봐, 그리고 거절할지언정 배출시켜야하므로. ……라는 두 가지 이유 때문입니다. PC의 반응에 따라 풀어준다던가, 자유로운 플레이를 하셔도 괜찮아요.
그리고 드디어, 현재에 다다랐습니다.
남은 선택지는 하나입니다. 도망치는 것.
좀비
좀비는 기본적으로 속도가 아주 빠르고 한 번 노린 먹잇감은 포기하는 법이 없으며 기하급수적으로 머릿수를 불리는, 위험하기 짝이 없는 괴물입니다. 세계를 좀먹고 있을 정도니 무슨 설명이 더 필요하겠어요?
그러나 약점도 분명히 존재합니다. 어리석은 머리와 문드러진 육체입니다. 썩은 뇌로는 잠긴 차량의 문을 열수 없고, 살점이 녹은 팔로는 얄팍한 유리조차 부술 수 없습니다. 사람을 먹지 못하면 시간이 지날 수록 와해되는 육체를 가졌기 때문에 도시가 전멸한 지금은 걸어다니는 시체에 가깝습니다.
하지만 그것들은 두려워 하지 않습니다. 통각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그저 끊임없는 배고픔을 채우고자 문밖에서 가만히 기다리고 있습니다. KPC가 나오기를, PC가 나오기를, 어느 쪽이든 먹을 수 있는 것이 기어 나오기를! 아무리 쓸모없고 허약한 괴물이란들 이대론 한 발자국도 안전하지 못하니까요.
후기
지인 분이 카섹스 시나리오가 보고 싶다고 하셔서, 카섹스와 크툴루를 섞다보니 이런 혼종이 탄생했습니다. 사실 카섹스를 하는 것과 반전 있는 진상 두 가지를 해내고 싶었던 것 뿐이라 엔딩이니 중간 기믹이니 이래저래 많이 부족하리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PC와 카섹스를 할 수 있는 기회가 흔치 않으니 그것만으로도 이 시나리오는 일을 다한 것 아닐까요……. 전적으로 RP에 맡깁니다!
END 2. 문을 열어줘. 를 본 후 강행 판정 혹은 롤백을 통해 END 1. 세계의 끝까지. 를 다시 봐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엔딩을 안 보고 열린 결말로 끝내거나, 창작 엔딩을 보는 것이 더 재밌을 것 같아요. (일단 시나리오는 엔딩이 있어야 하니까 적었지만) 왜 좀비가 판치고 있는지, 어떤 세계인지,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지는 전부 비워두었으니 마음껏 상상해주세요!
창을 짚은 손을 120% 즐기는 방법과 플레이 후 감상하면 좋은 영상을 아래 링크에 적어두었습니다.
어떤 시나리오의 치명적인 스포일러를 포함합니다. 유추되는 바가 없다면 읽지 마세요! (해당 시나리오 라이터님의 허락을 받고 게재합니다)
https://fusetter.com/tw/0nSOD#all
엔딩 제목에 스포일러 요소가 있으므로 발언하지 말아 주세요!
Thx To.
우선 테스트 플레이에 참여해준 분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BGM은 테스프 플레이 참여자 분의 추천 리스트입니다.
시나리오 카드 커미션을 받아주신 몽블랑 님에게도 감사를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