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세계

[2ch 오컬트 그 91번째 이야기] 지하에 있는 둥그런 구멍 (3)

프로필

2015. 8. 31. 22:30

이웃추가

 

 

※사진은 본문내용과 일체 관계 없습니다.












※퍼갈 때는 출처를 남겨주세요

http://blog.naver.com/saaya1217 

 


 



※전편

 



 

 





15 8 sage 2011/12/16() 10:24:43.53 ID:s+XHJkPg0

 









위에 있는 놈들이 우리가 여기에 숨어 있는 걸 알고 있는 게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자


무서워서 벌벌 떨리기 시작했습니다.


중얼중얼중얼중얼거리는 기분 나쁜 목소리에 쓰러질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중얼거리던 목소리가 사라지더니


벌컥 하고 문이 두 개 연속으로 열리는 소리가 들린 후


또 벌컥 하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그 벌컥 하는 소리가 화장실칸 문을 여는 소리라는 것을 바로 알 수 있었고 소름이 돋았습니다.




[애초에 처음부터 다른 칸에 누가 있었던 거 아니야?]




저와 마찬가지로 B도 그 가능성을 알아챘는지는 모르겠지만


아까는 문이 잠겨 있었기 때문에 밖에서 연 것이 아니라


화장실칸 안에서 누군가 나온 거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계단을 내려오는 발소리가 들리기 시작했습니다.


더는 한계였습니다.


계단을 내려올 때까지 15초도 걸리지 않겠지요.


저는 B의 팔을 꽉 잡았습니다.


계단을 내려오는 발소리가 중간 지점까지 내려왔을 때,




B[으아아아아악!!!]




B는 한심한 비명을 지르며 제 손을 뿌리치고 방 안쪽으로 뛰어갔습니다.


그때였습니다.


B가 그 둥근 고리를 향해 펄쩍 점프를 한 순간,


B가 사라졌습니다.


저는 그저 그 자리에서 아연실색했습니다.


훌라후프 모양 둥근 고리는 분명 반대편으로 뛰어넘을 수 있을 텐데


B가 홀연히 사라져버려 공포보다도 넋이 나갔습니다.


저는 문에서 조금 떨어진 후 문과 훌라후프 사이에 서 있었습니다.


저는 사과하기로 마음을 먹었습니다.




[죄송합니다. 허락도 없이 멋대로 들어와버렸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이렇게 말하려고 했습니다.

  

이윽고 문이 천천히 열렸고


열린 문틈으로 누군가 고의적으로 불쑥 얼굴만 내밀었습니다.


왕관 같은 것을 쓴 노인이 얼굴만을 내민 채 제 쪽을 보고 있었습니다.


노인은 활짝 미소를 짓고 있었습니다.


할아버지인지 할머니인지 구별은 가지 않았지만


긴 백발에 왕관을 쓰고 주름이 자글자글한 노인이 활짝 미소를 지으며 저를 쳐다보고 있었습니다.


그 미소는 지금껏 본 적도 없는 악의에 가득 찬 미소였고,


저는 그걸 본 순간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이 사람은 제정신이 아니다.)




말이 통하는 상대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노인의 생명이 느껴지지 않는 웃는 얼굴에


제 얼굴을 단 1초라도 보이고 싶지 않다는 생각과 함께



[하으햣!]



이런 한심한 비명이 목 안에서 멋대로 터져 나왔고


저도 B처럼 훌라후프 모양의 고리로 뛰어들었습니다.

















눈을 뜨자 저는 병원에 있었습니다.


머리가 멍했습니다.


팔에는 주삿바늘이 꽂혀있었고 저는 누워서 자고 있었습니다.


상반신을 일으키는데 3분 가까이 걸렸습니다.


창문을 보니 아름다운 해질녘이 보였습니다.


방에는 아무도 없었고 개인실이었습니다.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아 멍하니 있었습니다.


얼마나 멍하니 있었는지는 모릅니다.


잠시 후 벌컥 문이 열리더니 간호사가 들어왔습니다.


간호사는 저를 보자 상당히 놀라 눈이 휘둥그레지더니


그대로 어디론가로 뛰어갔습니다.


저는 그래도 그저 멍하니 있었습니다.


그 후 담당 의사와 다른 의사들이 몇 명 오더니


제게 뭐라고 말을 걸었지만 저는 계속 멍하니 있었다고 합니다.


시간이 흐르자 의식도 점점 선명해졌습니다.




의사[아까 ○○군 가족을 불렀어.


○○군은 오랜 시간 동안 잠들어 있었단다.


하지만 걱정하지 마. 이제 괜찮아.]




의사는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을 했습니다.


일어난 후에도 시간 감각을 잘 느낄 수 없었는데


이윽고 어머니로 보이는 사람과 젊은 여자가 울면서 병실에 들어왔습니다.







그 사람은 제 어머니가 아니었습니다.


그리고 제 이름은 ○○도 아니었습니다.







자신을 어머니라고 칭하는 여성은 울면서 기뻐했습니다.




[다행이야...다행이야.]




젊은 여자아이도 저에게 말을 하면서 울며 주저앉았습니다.




[오빠, 어서 와...]




하지만 저에게는 여동생이 없습니다.


3살 많은 대학생 형이라면 있지만 여동생은 없습니다.




나[누구세요? 누구세요?]




저는 몇 번이나 물었습니다




의사[후유증으로 보입니다.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질 겁니다...]




의사는 이런 말을 어머니라는 여성과 여동생이라는 여자아이에게 격려하듯 말했습니다.




[오늘 밤은 엄마가 계속 옆에 있을게.]



어머니로 보이는 여성의 말에 저는 말했습니다.




나[저○○도 아니고, 당신은 내 어머니가 아니며 저는 여동생도 없습니다.]




의사[~...기억이 조금......]




하지만 제 말에도 의사는 고개를 갸웃거렸습니다.




[○○는 말이야. 2년 가까이 잠들어 있었어.


그래서 기억이 아직 완전히 돌아오지 않은 것 같아.]




그런 말을 들어도 저는 충격적인 감정조차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현실로 지금 일어난 일을 받아들일 수가 없어서 쇼크를 받는 것조차도 불가능했던 겁니다.


의사는 말을 고르며 필사적으로 저를 격려해주었습니다.


어머니처럼 보이는 사람은 기억상실에 충격을 받아 오열하고 있었습니다.




[화장실 갈래.]




저는 화장실에 갔습니다.


자리에서 일어날 때 발이 이상하게 무거워서 잘 일어나지 못하자


의사와 간호사, 여동생이라는 사람이 도와주었습니다.

 

화장실에 가자 처음 그 밤에 있었던 일이 떠올랐습니다.


이상하게도 눈을 뜨고 몇 시간이나 흘렀는데

 

그 담력시험에 대해서 한 번도 떠올리지 못했습니다.


화장실은 조금 무서웠지만


어깨를 빌려준 의사와 뒤따라온 어머니, 여동생이 있었으므로


안심하고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볼일을 본 후 자연스레 거울을 본 저는 비명을 질렀습니다.


얼굴이 제 얼굴이 아닌 겁니다.


전혀 다른 사람이었습니다.


기억은 나지 않지만


저는 그 순간 격하게 패닉을 일으켜 난리도 아니었다고 합니다.


그 후 저는 1개월 가까이 입원했습니다.


저는 자신들을 부모님이라고 하는 남녀와 


여동생이라고 말하는 여자아이,


병문안을 온 자칭 친구와 자칭 담당 선생이라는 남성들에게 계속 호소했습니다.




[저는 ○○가 아니고, 당신들을 모릅니다.]




A와 다른 애들, 그리고 B에게 일어난 일.


제 기억에 남아있는 과거 일을 기억하는 범위 내에서 계속 얘기했지만,


전부 기억장애, 기억상실로 처리되었습니다.




A라는 사람은 존재하지 않아


B도 없어.




그런 사람들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설득당했습니다.


하지만 그들 모두 저에게 상냥하게 대해주었습니다.


의사나 주변 사람들 얘기에 의하면


저는 하굣길 자전거 옆에 쓰러져있는 것을 지나가던 사람이 발견하여


그대로 병원으로 옮겨졌다고 합니다.


저에게 밀려들어오는 이 세계의 정보는 어느 하나도 들어본 적 없는 것들 뿐이었습니다.


예를 들자면




[여긴 카나가와현이야.]




이 말을 들었을 때


저는 카나가와현 같은 곳을 몰랐고 그런 현은 분명 없었습니다.





통화 단위도 엔이라니 그런 건 들어본 적도 없어.


도쿄 같은 곳도 모른다고.


일본 같은 곳도 몰라...










-










아소오오오오름

완전히 다른 세계로 가버린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