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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마이너 갤러리입니다. 독서와 관련된 것들에 대해 이야기하는 곳입니다.
퀸리스(alicesynthesisthirty)
7000RPM(dicaoen) Nightfall(fluquor) 포크너붐은온다(kwak5210) AB_ANTIQVO(dollar58…) 책은도끼다(sungyue)
2016-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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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일제시대 여성 소설가 삼대장으로 강경애, 박화성, 최정희를 들 수 있다고 생각해 왔음. 그런데 강경애 전집은 1990년대에, 박화성 전집은 2000년대에 이미 나왔는데 최정희만 전집은커녕 일부 작품만 찔끔찔끔 나와 있어서 매우 유감스러웠는데 이번에 드디어 전집이 나왔다고 해서 너무 반가웠음
(특히 근래 문단에서 여성작가 조명 운운하면서 정작 가장 활발한 활동을 펼쳤던 박화성, 최정희에 대해 이 정도로밖에 대우하지 않는 것은 완전히 모순이라고 생각함..)
편자들은 최정희의 친일 등 행적 문제나, 시대 상황을 묘하게 비껴 가는 듯한 작품 성향에 대해 약간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있는 것으로 보임.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
음.
최근에 공교롭게 최정희의 후기 대표작으로 꼽히는 <인간사>가 궁금해져서 읽어본 적이 있는데, 이 작품에서 가장 중요한 등장인물이라 할 수 있는 채희는 사회주의를 비롯한 사상의 주변에 있으면서도 사상과는 전혀 무관한 듯이 살아가는 인물임. 이런 태도에 대해 비판적으로 볼 수도 있고 또 작가의 행적에 대한 일종의 자기합리화라 해석할 수도 있겠지만, 내가 보기에는 작가의 입장에서 자기가 겪어 본 시대를 살아가는 방법은 이렇더라는 솔직한 토로 내지는 심지어 자학 같은 것일 수도 있다고 생각했음.
요즘 소설에 '양판소'가 있다면 그 당시에는 '양프소(양산형 프롤레타리아 소설)' 내지는 '양참소(양산형 참여파 소설)'가 범람했던 시절에 이런 태도를 가감 없이 보여준다는 건 오히려 유니크한 면도 있고 어떤 면에서는 더 진실하다고도 생각함. 물론 사랑 이야기의 비중도 크다 보니 그것이 얼마나 성과를 거두었는지에 대해서는 유보감이 있지만..
이번 전집에서 특히 흥미로운 건 그간 많이 알려져 온 중단편 대신 장편을 먼저 선보이고 있다는 거라고 생각됨. 길이가 조금 짧았다고 기억하는 <데스마스크의 비극>을 제외하더라도 최정희는 총 8편의 장편을 남겼고 그 중 6편이 1950년대에 집중되어 있음.
녹색의 문 (1953) / 속(續) 녹색의 문 (1956)
끝없는 낭만 (1958)
인간사 (1964)
이 중에서 작가 생전에 책으로 묶인 작품은 <녹색의 문>(이랑 <속 녹색의 문>), <끝없는 낭만>, <인간사> 등 서너 편에 불과했고, 근래에 <그와 그들의 연인>이 발굴되다시피 해서 출간된 수준이었음. 그 점에서 이번 전집 출간은 상당히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함
다만 같은 출판사에서 나온 주요섭 전집이랑 디자인이 너무 비슷한 점은 조금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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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희 전집이 나오는구나 안 그래도 궁금한 거 많았는데
덤으로 최정희는 여성문학으로서 왜 나오지 못하느냐보다는 바로 그 여성문학성이 친일담론이랑 긴밀하게 섞여있는 작가라 수용해버리면 자가당착에 빠지기에 어려움이 많았을 거임 ㅋㅋ
나는 갠적으로 서정주를 좋아해서 그런지 이 양반의 친일 관련 회고담이 무슨 민족의 죄인이니 뭐니 하면서 반성하는 것보다 훨씬 와닿았었는데, 이런 식의 해석은 정말로 설 자리가 없을까 하는 생각이 자꾸 듦.. 페1미니즘은 하도 진보 성향 쪽이랑 매여있어서 더 힘들려나..
@ㅇㅇ(118.217) 그건 더 면밀히 살필 필요가 있을 것 같음. 일제 말 해방전후 거치면서 급하게 반성 바람이 불었었는데, 최정희는 군국의 어머니론을 내세운 초대형 어그로꾼이었기에 당연 관심이 쏠렸었음(이 이론은 심지어 일제강점기 당시에도 다방면으로 얻어맞았음)
@ㅇㅇ(118.217) 이때 혼란한 해방전후사 상황에서 최정희가 자기고백적인 작품조에 변화를 꾀해 또 '군국의 어머니'를 소환해서 턴을 넘어가버림
@ㅇㅇ(118.217) 그러다가 시간이 좀 흐른 후에 이러한 문제가 쌓인 채로 다시 제기되는데, 이때 최정희가 해명이라고 한 발언들은 상당히 애매하게(좋게 평한 것 중엔 순진하다는 표현도 있음) 받아들여질 수밖에 없었음
@ㅇㅇ(118.217) 결국 최정희의 태도는 특별히 어느 쪽이라기보단 미결쪽에 가까운 것으로 내려왔고, 그러니 후대에 최정희 연구하는 입장에선 반드시 어라? 하며 끙끙거릴 수밖에 없게 되었음 ㅋㅋㅋ
@ㅇㅇ 구체적으로 설명해줘서 감사드림.. 나도 이 부분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공부하지 못했던 것 같음. 사실 개인적으로는 친일 문서를 진지하게 분석하는 것 자체에 대한 회의감이 있었던 게 사실이긴 했음. 애초에 압박 속에서 강제로 씌어진 글이 그렇게 진지한 의미가 있었겠느냐는 생각이 자꾸 들어가지고.. 최정희의 글도 그냥 적당히 일본군에 입대시킬 만한 논리구조를 필요에 의해서 대충 만들어낸 것에 가깝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나중에 나도 관련 연구를 찾아봐야 할 듯
@ㅇㅇ 해방 이후의 순진성에 대해서는 비슷한 시기 노천명의 시집 <별을 바라보며>나 서정주의 글들과도 논조가 상당히 비슷하다는 느낌을 받아서 흥미롭게 생각하고 있음. 개인적으로는 이런 토로가 비겁하기보다는 오히려 진솔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이런 쪽으로 해석하면 긍정적으로 끌어당기게 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봄
따님들이 두 분 다 문학계 중견이라 좀 더 일찍 추진할 수도 있었을 텐데 이제서야 나오는 게 신기함. 부모님 친일논란이고 뭐고 따님들은 실력으로 입증한 분들이라 충분히 목소리 낼 수 있었을 텐데. 게다가 아버지는 납북 피해자기도 하고
헐 생각해보니까 진짜 그렇네..
두 작가 중에 누구였는지는 모르겠는데 소설 속에 아예 최정희 작품 원문을 한 챕터로 넣은 작품도 있었던 걸로 기억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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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후에 중단편이 나올 텐데 대표작은 대체로 그쪽이라 그걸로 찍먹하시는 게 좋을 거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