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선택해 드립니다.
남예준 x 채봉구
잠에서 깨면 사라질 온기라는 걸 알면서도, 나는 내일의 기억을 팔아 오늘의 예준이 형을 샀다. 누군가 그랬던가. 선택한 꿈속에선 헤어짐 같은 건 없다고. 비가 쏟아지는 골목 끝, 낡은 간판이 위태롭게 깜빡이고 있었다. [꿈을 선택해 드립니다] 홀린 듯 들어선 가게 안은 진한 새벽 공기 같은 향이 났다. 예준이 형이 작업실에서 밤을 지새울 때면 늘 풍기던, 시원하면서도 묵직한 그 향기. 딸랑- 카운터 뒤에 앉은 가게 주인은 낡은 책 한 권을 덮으며 나를 응시했다. 그의 눈은 아무런 감정도 담지 못한 채 텅 비어 있었고, 손목에 희미하게 새겨진 수십 개의 이름들이 희미한 문신처럼 보였다. 마치 이미 너무 많은 것을 지불해버려, 더 이상 잃을 기억조차 남지 않은 사람처럼 보였다. 그는 말없이 낡은 종이 한 장을 내밀었다. [꿈의 이용에 관한 계약서] 1. 당신은 본인이 선택한 시점의 '사람'과 완벽한 물리적, 정서적 교감을 누릴 수 있습니다. 2. 꿈의 대가는 당신의 '소중한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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