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호르몬은 꾸준히 하고 있지만 뭔가 정체되어있는 느낌이 들어.
내가 원하는 트랜지션의 속도보다 더디게 이루어지는 느낌이랄까…
생각해보면 몇 가지 요소들이 있는 것 같아.
1. HRT
호르몬도 꾸준히 하고는 있지만 시작한지 2년 넘어가는 시점에서도 아직 안정되지 않았어.
처음에 한 1년 반동안 안쿨없이 데포만 맞아서 그런지 변화는 크지 않았고
최근에는 주기를 줄여보기도 하고 2년만에 안쿨도 시작하기도 했어.
그래서인지 호르몬치료 시작한지 1년 반 정도가 되어서야 변화를 조금씩 느끼고 있어.
2. 수술 <- 이게 젤 큰 듯..
전에 SRS 수술 상담받으러 갔다고 한 적 있을거야.
내가 추구하는 트랜지션이 부모의 지지와 함께하는 것인지라… 답답할 수도 있는 얘긴데
상담 받기 직전 어머니랑 대화를 했었는데 수술은 반대한다는 입장이셨어.
내가 올해 초에 커밍아웃 했을 때 느꼈던 지지 받는다는 느낌이 와르르 무너지는 느낌이었어.
어쨋든 수술 상담만 받아보겠다라고 했었고 어머니랑 같이 상담에 갔었어.
상담에서도 어머니는 수술은 돌이킬 수 없는거라 동의하기 어렵다고 하셨지만
선생님이 되게 supportive 하게 본의 아니게 중재자 역할을 하셔서 일단은 교통정리를 해주셨어.
다음 상담까지 부모님 설득해서 아버지까지 같이 수술 상담가는거로 했어.
그래서 상담 다녀와서 아버지께 수술받고 싶다고 말씀드렸어.
아버지도 어머니랑 반응이 크게 다르진 않았는데
어떤 부작용이 있을지 아직 아는게 없다고 시간을 좀 달라고 하셨어.
그렇게 시간은 한 달이 지나고 있고 나는 기다리는 동안 멘탈만 갈리고 있는거지.
정신과 상담 2회차도 받아서 서류도 보라고 드렸는데 아직 아무 말씀이 없으시네…
이 참에 SRS를 좀 미뤄두고 FFS를 해야할까 고민 중
3. 진로 (이것도 크네)
대학원 유학을 계획하고 있었는데 여러 상황때문에 불확실해졌어…
나한텐 오히려 유학가기 전에 트랜지션을 하고 나갈 수 있는 상황이라 좋다고 생각했는데
아무것도 안하고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점점 무기력해지는 느낌이야.
게다가 수술 결정을 미루고 있어서 타임라인이 불확실한게 마음의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어.
이것 외에는
친한 사람들에게 아직 커밍아웃하지 않았다는 점,
외출할 때 거의 남폼인 점,
기존의 성별불쾌감 등이 여전히 트랜지션이 더디다는 느낌을 주는 요소들인 것 같아.
긍정적으로 생각해보면,
부모님의 지지를 얻을 수 있다면 관계에서 안정감이 있을거고, 지원도 받을 수 있을거고,
타이밍상 적절한 시기에 고민할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해.
그리고 사람마다 배경이 다 다를거고 내가 배부른 소리 하는 것 일 수 있겠다고 생각해.
뭐 내 삶은 내가 결정하는 거라지만,
나는 나 말고도 나를 정의할 수 있는 건 내 주변의 환경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약간 가드닝 열심히 하는 중인 것 같아.
멘탈만 안갈렸음 좋겠다 ㅎㅎ
요약
호르몬 주기 오락가락해서 애매함
수술하고 싶은데 부모님이 생각해보고 싶다함
대학원 유학 불확실함
기다리는 동안 멘탈 갈리는 중… FFS 라도 할까